주말이면 안산시 원곡동 중앙공원 근처에는 엄청난 수의 아시안 이주노동자들이 모인다.(2010년 현재).
나는 귀여운 악마 머리띠를 하고 캠핑용 취사도구를 챙겨서 대충 제작한 바퀴달린 플라스틱 박스를 끌고 가게에 들러 평소 먹어보지 못한 신기한 채소들을 산다.
그리고 아무나 붙잡고 이 채소를 어떻게 먹는지 묻는다. 말이 통하지 않으므로 짧은 영어를 비롯하여 손짓발짓을 다한다. 대부분 대답하지 않고 피하거나 그냥 멀뚱히 구경한다.
상당한 경계심도 느껴진다. 마지막에 이제 금방 한국에 도착한 연변출신 부녀를 만났다.
취직자리를 알선하는 부로커와 함께 있었다. 어머니는 한사코 사양했지만 그 딸이 반응했다.
결국 나는 말로만 하지 말고 요리를 해줄것을 부탁했다.
화장실에서 채소를 씻어 오는 동안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동네 일대에서 놀고 있는 할아버지 몇 명이 다가오더니 안기부에서 나왔다고 여기서 나가라고 했다.
내가 나는 청와대에서 나왔는데 같이 잘 지내자고 했더니 웃고 사라졌다.
요리가 시작 되었고 방울토마토를 이용해서 국을 끓인다고 했다. 야채볶음요리도 하겠다고 했다.
MSG 조미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지만 알레르기 체질이라 안된다고 버텼다.
요리가 되는동안 모두 한마디씩 거들어서 왁자했다.
그러더니 다된 요리를 돌아가며 같이 맛 보며 또 한마디씩 했다. 결국 중씰한 어떤 아저씨가 자기가 만들겠다고 나서서 요리했으나 조미료가 없어서 그런지 맛의 변화가 없었다.
모두가 시들해져서 한명씩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다.
병맥주를 사다가 딱 한명 남은 어떤 사람과 나눠 마셨다.
거기서 산 두리안이라는 과일은 금천 예술공장 냉동실에 넣어 놓았는데 2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있었다. 이제 8년이 지났으니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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