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예술공장에 입주할 무렵 문래동 철재상가4층에 작업실이 있었다.
낡은 건물이지만 옥상이 좋았는데 건물주가 이용하는 것을 싫어했다.
혹시 재개발을 하게 되면 입주자들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까봐 1년단위로만 계약할 수 있었다.
예술가들이 거기 있다는 것 때문에 토지와 건물 시세는 계속 올랐다.
임대료도 매년 오르지만 그래도 싼 편이라고 오갈데 없는 아티스트들은 건물주의 불로소득에 봉사했다.
서울 문화재단이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예술가들의 작업실 간판 작업비를 보조했다.
나는 공장사람들 퇴근하면 가로등도 없이 깜깜해지는 거리에 아름답게 반짝이는 LED 간판을 달았다.
“살려줘, 죽여줘” 1초 간격으로 번갈아 반짝이게 만들었다.
마지막 전시
입주작가들은 출입때 지문을 입력해야 되고 그것도 모자라 출근카드를 찍어야 했다.
아티스트를 정해진 틀 안에 가두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으나 토론은 되지 않고 누군가의 일방적인 명령만 존재했다. 나는 스스로는 한 번도 찍지 않았다. 아마 지금도 질문 없이 계속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면 아티스트는 언제든지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아티스트 스스로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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